더불어민주당이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가치를 동일하게 반영하는 ‘1인 1표제’ 도입을 위한 당헌·당규 개정 절차에 돌입했다. 당원 주권주의 실현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으나, 사실상 정청래 대표의 연임을 위한 기반 다지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는 향후 당내 권력 구도와 2026년 지방선거 공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Top 3 핵심 요약
- 대의원제 무력화: 더불어민주당은 대의원과 권리당원 간 표의 등가성을 보장하는 ‘1인 1표제’ 도입을 추진한다. 이는 1990년대부터 이어져 온 대의원 제도의 실질적 폐지로, 당내 의사결정 구조의 근본적 변화를 예고한다.
- 정청래 대표 연임 기반 강화: 이번 당헌 개정은 강성 당원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는 정청래 대표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구도를 형성한다. 권리당원의 영향력이 극대화되면서 차기 당권 경쟁에서 현 지도부의 재집권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 당내 민주주의 논란 심화: 당원 투표 참여율이 16.81%로 저조한 상황에서 개정안이 추진되면서, 당 전체의 의사를 반영한 것인지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다. 이는 당의 외연 확장보다는 강성 지지층 중심의 내부 결속에 치중하는 모습으로, 정치적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핵심 배경: 당원 주권주의 강화와 권력 구도 재편
더불어민주당의 이번 당헌 개정 움직임은 표면적으로 ‘당원 주권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정청래 대표는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완전한 당내 민주주의 실현과 당원 주권시대로 나아가기 위한 역사적 투표”라고 평가하며, 헌법이 보장한 1인 1표의 평등 정신을 당내 선거에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19~20일 진행된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참여율 16.81%에 찬성률 86.81%라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이 배경에는 내년 8월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둔 복잡한 정치적 계산이 깔려있다. 과거 전당대회에서는 대의원 1표가 권리당원 약 17.5표의 가치를 지녀, 조직력을 갖춘 중진 의원이나 계파의 영향력이 상당했다. 하지만 1인 1표제가 도입되면 수십만 명에 달하는 권리당원의 표심이 당락을 좌우하게 된다. 이는 특정 팬덤을 기반으로 한 현 지도부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며, 당내 비주류의 입지를 크게 위축시킬 수 있는 구조적 변화다.
민주당은 당원들의 의견을 수렴했다는 명분하에 24일 당무위원회, 28일 중앙위원회를 거쳐 당헌·당규 개정을 속전속결로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러한 신속한 절차 진행은 당내 이견을 최소화하고 지도부의 의지를 관철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주요 내용 분석: 대의원제 무력화와 그 파장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대의원제의 사실상 무력화에 있다. 대의원은 지역위원회 등에서 선출되어 당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핵심 기구였으나, 이제는 권리당원과 동일한 1표만을 행사하게 된다. 이는 당의 의사결정이 소수의 조직된 대의원 그룹이 아닌, 온라인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다수의 권리당원에 의해 좌우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 구분 | 기존 방식 (8·2 전당대회 기준) | 개정 방식 (1인 1표제) |
|---|---|---|
| 표의 가치 | 대의원 1표 ≈ 권리당원 17.5표 | 대의원 1표 = 권리당원 1표 |
| 주요 영향력 | 지역 조직 및 계파 | 온라인 기반 강성 권리당원 |
| 예상 결과 | 중도·온건파 목소리 반영 가능 | 강성 지도부 중심의 의사결정 강화 |
이러한 변화는 정청래 대표의 연임 가도에 청신호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 대표는 강성 지지층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어, 권리당원 투표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아지면 당권 재창출이 유력해진다. 반면, 당내 비주류나 중도 성향의 주자들은 당원들을 직접 설득하기 어려운 구조 속에서 입지가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한편, 당 지도부는 대의원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대의원 정책자문단' 신설과 같은 보완책을 제시했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대의원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며, 실질적 권한과 역할을 재정립할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의결권의 가치가 사라진 상황에서 상징적인 역할에 그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정책·사회적 의미 및 시사점
민주당의 1인 1표제 도입은 단순히 당내 선거 규칙의 변경을 넘어, 한국 정당 정치의 방향성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첫째, 정당의 의사결정이 대중 영합주의(Populism)에 더욱 취약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강성 당원의 목소리가 과대 대표될 경우, 중도층 유권자의 민심과 괴리된 극단적인 정책이나 주장이 당론으로 채택될 위험이 커진다. 이는 국정 운영의 안정성을 해치고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둘째, 책임정치의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 대의원 제도는 지역의 민심을 수렴하고 당의 결정을 지역 유권자에게 설명하는 중간 다리 역할을 수행해왔다. 이러한 중간 기구가 무력화되면, 온라인상의 팬덤 정치에 기반한 지도부는 지역 민심이나 장기적인 정책 효과보다는 단기적인 지지층 결집에만 몰두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정책의 지속성과 책임성을 담보하기 어렵게 만든다.
셋째,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최고위원들의 출마 준비가 본격화되는 상황과 맞물려, 당권 강화가 공천 과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준호, 김병주, 전현희 최고위원 등이 각각 경기도지사 및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강화된 당 대표의 권한은 '줄 세우기' 공천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이는 시스템 공천이라는 민주적 원칙을 훼손하고, 당내 분열의 불씨가 될 수 있다.
전망 및 종합 평가
더불어민주당의 1인 1표제 도입은 정청래 대표 체제를 공고히 하고 당원 중심 정당으로 나아가려는 시도이지만, 그 이면에는 상당한 정치적 리스크가 내포되어 있다. 당장의 지지층 결집에는 성공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당의 이념적 스펙트럼을 협소하게 만들고 중도 확장성을 저해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특히, 대통령 순방 기간 중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와 같은 민감한 사안에 대해 “머지않은 기간에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며 속도 조절에 나선 모습은, 당내 권력 기반을 다진 후 대여 투쟁의 강도를 높이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는 윤석열 정부와의 극한 대치를 예고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으며, 국정 운영의 불안정성을 가중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결론적으로, 민주당의 당헌 개정은 당내 민주주의의 형태를 바꾸는 중대한 실험이다. 이 실험이 진정한 당원 주권의 실현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특정 지도자를 위한 '사당화(私黨化)' 논란을 심화시키고 정치적 고립을 자초하는 길이 될지는 향후 당의 운영 방식과 국민적 평가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법치와 제도의 안정성 측면에서 이번 변화가 한국 정치에 미칠 장기적 파급 효과에 대한 면밀한 관찰이 요구된다.
작성자: 뉴스베리파이 디지털 크리에이터 Peter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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